애송시
잎, 잎 / 신대철
와우산
2011. 10. 21. 21:36
잎, 잎 신대철
낮은 山도 깊어진다.
비안개에 젖어 무수히 피어나는 속잎,
연하디연한 저 빛깔 사이에 섞이려면
인간의 말의 인간을 버리고
지난 겨울 인간의 무엇을 받아들이지 않아야 했을까?
핏줄에 붙은 살이 더러워 보인다. 잎과 잎 사이
벌고벗고 덜렁거릴 것 덜렁거리며 서 있을수록......
잎, 잎, 무성하거라 무성하거라
한여름 山 속에 미리 들어와 마음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