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미망(未忘) 혹은 비망(備忘) 13 / 최승자
와우산
2011. 10. 27. 23:59
미망(未忘) 혹은 비망(備忘) 13 최승자
고독이 창처럼 나를 찌르러 올 때
나는 무슨 방패를 집어들어야 하나.
오 내 방패는 어디 있나.
그냥 온몸 온 정신이 방패인 것을.
어느 날 마침내 죽음을 동반한 고독이 찾아올 때까지는,
영원불멸,신생부활의 방패인 것을.
그러므로 오늘도 고독의 창 앞에 쏟아부을
충분한 피를 준비해두자.
살아있는 한 내 피는 항상 충분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