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드디어 바깥에서 사고를 치셨네
저녁에 일 마치고 집에 들어와 쉬고 있는데,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전에 요양보호사님이 근무하는 시간에 어머니가 행방불명이 되어 요양보호사가 동네를 샅샅이 뒤져보아도 찾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동생이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해운대에 들어가 찾는 중에 뒷집에서 연락이 왔다네. 어머니가 문이 열린 뒷집 빈방에 무단으로 들어가 방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다한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어머니가 도둑놈을 잡는다고 배회하며 다니다가 남의 집 빈방에 들어가게 되었고, 어찌하다가 방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게 되었는데, 그 방문을 안에서 못 열더라는 것이다. 못 열었는지... 안 열었는지... 결국 우리와 면식이 없는 뒷집 주인은 경찰을 불렀고, 경찰은 창문을 깨고 창문틀을 떼내고 들어가 기진맥진한 어머니를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 어머니가 얼마나 놀랐을까... 동생은 그집 주인에게 사정 이야기를 한 후, 정중히 사과하고 파손된 시건장치 교체비용과 창문틀 수리비로 넉넉히 이십만원을 배상하였다하네.
동생은 교직에 있는 관계로 평일에 시간을 빼기 어렵고... 천상 내가 내일 다시 부산에 내려가겠다고 동생에게 알려주었다. 서울 올라온지 3일만에 다시 내려가는 것이다. 뾰죽한 대책도 없이 그냥 답답해서 불안해서 걱정되어 내려가는 것이다. 어머니를 혼자 지내시게 하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가... 그냥 쉽고 편하게 생각해버리고 요양병원에 모셔야 하는가... 당신이 요양원은 싫다는데 억지로 보낼 수야 없지 않은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