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기

2018, 새해에도 많은 어려움이 닥치리라 예상되지만

와우산 2018. 1. 21. 23:49

새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 1월14일 부산에 내려가, 어머니집에서 8일간 머무르다, 오늘 서울로 올라왔다. 작년에는 한달에 2회, 총 6일 정도 어머니 곁에 머무르며 돌봐드렸는데, 날이 갈수록 어머니의 병환이 위중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 올해부터는 월 2회, 한번 내려가면 4일씩, 작년보다 이틀을 늘려 한달에 총 8일간 어머니와 같이 지내기로 일정을 짤 생각이다.


치매가 진행되어 어머니의 인지기능이 점점 저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복용하는 약물을 잘 조절하여, 가족들과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인지력만 유지될 수 있다면, 기력과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복용하는 약물의 부작용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촛점을 맞추어야겠다.


돌이켜보면, 어머니와 우리 형제에게 지난 2년은 너무나도 긴장되고 힘든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올해도 많은 어려움이 닥치리라 예상되지만, 이제는 어머니의 투병과 우리들의 돌봄을 생각하는 기준을 좀 바꾸자. 현실을 인정하고, 상황을 바로 보자. 인지력(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구별능력, 계산능력, 판단력 등)이 좀 떨어지고, 엉뚱한 행동을 하고, 성격이 좀 변한다고, 또 헛것이 좀 보이고, 환청이 좀 들리고, 망상이 좀 생긴다고... 그게 어머니가 남은 생을 살아가는데 그리 큰 문제가 되겠나. 이 시점에서 어머니의 '삶의 질' 운운하는 것은 모두에게 사치이고 꿈일 뿐이다. 숨 잘 쉬고, 잘 움직이고, 식사 잘 하고, 변 잘 보고, 잠 잘 주무시면 되지. 부디 어머니에게 큰 사고만 일어나지 않고, 의사와 요양보호사 그리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 요즘 같이만 버텨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