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기

내가 생각없이 화를 내고 말았다

와우산 2018. 2. 18. 22:09

(2018. 02. 17, 토)

새벽 1시다. 그 사람들이 빌려간 돈을 가져왔다고, 어머니가 자다가 일어나 나에게 대문을 열어주고 돈을 받아오란다. 어머니는 아마 오래 전부터 잠이 깨어 환청을 듣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생각없이 화를 내고 말았다. 그래서는 안되는데... 후회하는 마음으로 어머니와 같이 대문 밖에 나가, 거기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시켜 드렸다. 어머니는 화가 나는지, '들어오지도 못하면서 왜 온다고 그러느냐?', '하필이면 밤에 돈 가져온다고 난리냐?' 하면서 캄캄한 허공에 대고 두털거린다. 설날 잠깐 조용했다가, 그 이후로 다시 환청과 망상이 계속된다.


(2018. 02. 18, 일)

어머니의 환청은 계속되나, 그에 반응하는 모습은 작년에 비해 온건하고 소극적이다. 몸이 따라주지 않아 반응이 소극적인지... 세밀한 관찰이 필요할 것 같다. 그 후에 잘 판단하여, 필요하다면 약 처방을 변경해야 할 것이다. 오후에도 계속 누구와 싸운다. 한울이엄마(동생의 처제)가 우리집에 있는 어머니의 휠체어를 빌려갔는데(동생의 처제가 휠체어를 빌려간 것은 사실임), 그 휠체어를 빌려주었다고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추궁하고 질책한단다. 그 사람과 말다툼을 계속한다. 누가 어머니에게 ***이라고 욕한다고 벽에 대고 큰 소리로 싸운다. 곁에서 지켜보는 나까지도 어제 오늘 내내 심신이 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