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이야기

누군가는 '느린 생각'을 해야 할 때다

와우산 2020. 4. 17. 13:25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김 전 교수는 팬데믹 이후 세계를 다섯 개 키워드로 압축했다.

 

1. 사회적 거리두기는 특권. 그러나 지속할 것

사회적 거리두기는 누구나 해야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뉴욕타임즈는 '부자, 백인, 주류 사회의 특권'이라고 했다. 가난, 흑인, 비주류엔 역차별이자 소외일 수 있다.

2. 세계화의 퇴조 

글로벌 리더십의 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다. 미국의 자유민주주의가 힘을 잃고 중국의 IT 전체주의가 극성을 부릴 수 있다. 미국과 유럽과의 관계도 나빠질 것이다. 한국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선택지가 들이밀어질 수가 있다. 중국식이냐 미국식이냐의 선택지다.

3. 포퓰리즘의 극성 

편 가르기가 심해질 것이다. 벌써 정치권에선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 국민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거나, 기업 내부 유보금을 전 국민에게 나눠주자는 말이 나온다. 가난한 자가 부자의 돈을 뺏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같은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가 무너질 수 있다.

4. 디지털화의 가속 

마스크 분배 등에서 나타났듯, 디지털화한 국민이 앱을 만들고 서로 소통해 각자도생할 것이다. 디지털에서 소외된 노년층이 소외되는 디지털 디바이드도 가속될 것이다.

5. 세계 경제 장기 침체

팬데믹 위기 - 글로벌 경기 침체 - 금융 위기로 전이될 것이다. 무역, 소비, 투자가 줄면서 세계 경제 성장의 궤도가 급격하게 하향할 것이다.

 

김 전 교수는 이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느린 생각(Slow thinking)'이라고 했다. 금리 낮추고 돈 풀고 즉각 대응하는 것은 '빠른 생각(Fast thinking)'이다. 코로나 후유증 치료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이다. 돈 100만원 긴급재난지원금이 끝이 아니다. 긴 안목, 느린 생각의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 짧게 보고 당장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망국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