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기

콧줄을 자꾸 빼면 다시 끼운다고 어머니만 고통스러울 테니

와우산 2020. 8. 1. 14:04

지난달 28일 어머니를 면회하면서, 의사와 간호사로부터 '어머니의 건강이 그런대로 잘 유지되고 있다.'라는 말은 들었지만, 내가 볼 때 어머니의 치매는 한층 더 진행된 것 같았고, 어머니가 온몸의 가려움증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던 적이 있다. 간호사님은 '어머니가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자꾸 긁는다.' 하시네. 가려움증을 완화시켜주는 약이 있다면 처방해 달라고 부탁하였는데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다.

 

오늘 간호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어머니의 혈압이나 혈당 등 다른 제반 수치는 큰 문제가 없는데, 다만 산소포화도가 조금 떨어져 산소를 최소량 계속 공급하여야 한다.'라고 한다. '이제부터 어머니는 산소 1리터를 항상 써야 한다.'라고 알려주시네. 왜 그런 내용까지 알려주실까? 인공호흡이나 연명치료의 개념은 아닌 것 같은데, 볼 수 없으니, 잘 모르겠다. 아마 그 비용은 비급여로 우리가 별도로 부담하는 사항이지 싶지만,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는 처방인데 무엇인들 못하리...

 

그 날 면회를 하면서 '어머니가 콧줄에 잘 적응하고 있느냐?'라고 내가 간호사님에게 물어보았을 때, 간호사님은 '안 그래도 어머니가 콧줄을 자꾸 빼버려서 힘들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콧줄을 자꾸 빼면 다시 끼운다고 어머니만 고통스러울 테니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늘 간호사님이 전화로 콧줄에 대하여 설명하신다.

 

간호사님은, '그날은 자세히 설명을 드릴 상황이 안되어 말씀을 못 드렸는데, 사실 어머니가 콧줄을 자꾸 빼버려 혹시나 하며 죽을 입으로 먹여보았는데, 두어 번 드시다가 다시 거부하셔서 할 수 없이 콧줄을 다시 끼웠다.' 한다. '어떤 때는 콧줄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어머니의 손을 묶어둔다.'라고 상황을 설명하며 나에게 손목 억제에 대한 양해 및 동의를 구하는 식이네. 나는 '어머니가 치매 때문에 교육도 설득도 강요도 아무 소용이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라고 간호사님에게 동의의 말씀을 드렸지만, 두 손이 묶여 있는 당신의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