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감정이 메말랐나보다
아래 등불 친구의 가을 수필을 읽다가...
16년 전 이맘때 '생각과 이야기'에 올린 '은행나무 신드롬'이라는 글이 생각나 가져와봤습니다.
요즘은 가을이 와도, 산에 가도, 떨어지는 낙엽을 보아도, 당최 별 생각이 없네요.
이대로 정서가 메말라가는 건지? 이런 게 늙어가는 건지?
그때에 비하면 의욕도 크게 떨어졌고, 자꾸 나 자신이 왜소하게만 생각됩니다.
좀 슬프네요. 이러다가 노년기 우울증으로 가는 건 아닌지? 앤이라도 하나 맹그러야 하는 건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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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출근하기 위하여 아파트주차장으로 나서는데,
찬바람이 "휘익" 하고 지나가니,
가로에 늘어선 은행나무의 노란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나무는 이른봄부터 부지런히 희망의 싹을 틔웠고,
여름에 싱싱한 초록색잎사귀로 계절의 풍요를 노래하다가,
바로 얼마전, 결실의 계절에 알차고 풍성한 열매를 맺더니...
이제 나무는 자기의 소임을 다한 양, 마무리를 서두르고,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있는 확실한 내년을 기약하며,
낙엽이란 절차로써, 자신에게 지워진 굴레를 스스로 벗어버린다.
인간들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온 관록대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매서운 겨울을 대비하여,
현명하게도 나무는 자신의 몸집을 가볍게 하고 있다.
늦가을, 매년 이맘때가 되면,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보거나, 두어 장 남은 달력을 쳐다보며 불안 초조해지곤
하였는데, 올해는 여느 해 가을보다 그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
서민들은 먹고살기 어려워 여기저기서 죽겠다고 아우성이고,
힘 있는 자, 가진 자들은 제 밥그릇 싸움에 혈안이 되어서,
약자들이 쓰러지고 나라 경제가 허물어지는 줄도 모르는 판인데...
별수 없는 범부, 장산이도 떨어지는 은행잎 앞에서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대책 없는 보통사람들 틈에 휩쓸려,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물결 속에 속절없이 몸을 내맡기고 있구나.
한두어 달 지나면 친구들은
자기가 원하던, 원치 않던 5학년 2반의 연륜에 들어선다.
흘러가는 세월은 쏜살같아서... 아쉽다고 붙잡을 수 없는 것.
이보시게 친구님들 ! 우리가 불혹을 외치며
어깨를 활짝 편채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시대의 주역임을
자처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5학년 2반이라니?
어쨌거나 지금부터는, 은행나무가 열매를 남기듯이,
각자 나름대로의 튼실한 열매를 맺어야 할 텐데...
과연 그런 준비가 모두 다 잘 되어가는지?
만일 하나라도 잘못되면... 혹시 작은 실수라도 하게 되면...
열매를 맺기도 전에 굴레부터 벗게 되지 않을까?
이런저런 걱정들로, 연말이 가까워오면 마음도 목덜미도 시리다.
지난날을 후회하고, 앞날의 걱정에 힘겨워하며,
아무리 계산해보아도 만회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곤,
편하게...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무심한 세월과 적당히 타협해버린다.
야구경기로 치면, 지금은 6회나 7회가 진행되는 시간.
차라리 9 회말이라면, 지난 일은 잊어버리고 다음 게임이나 준비하면 되련만...
아직은 모든 것이 아쉬워, 몸부림치며 이리저리 뛰어본다. 은행나무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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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장은 큰 변동성을 동반한 큰 변곡점이 잡힐 모양새입니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친구들,
파생 상하방을 노리고 있는 친구들,
베팅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친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가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2700에서 3600까지 박스권으로 보고 있던데...
개중에 어떤 극단적인 비관론자들은 2200까지 갈수도 있다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디다.
우리 시간으로 모레 새벽 2시경 발표되는 11월 FOMC 결과가 연말 지수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날 테이퍼링 계획 발표 후에,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에 대한 연준의 견해를 피력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그가 말해 왔던 대로 '지금의 인플레는 일시적이다'라고 하면 상방,
'지금 보니 인플레는 장기적인 것이고,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하면 하방,
중간 톤으로 어정쩡하게 립서비스 같은 멘트를 하면 중립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나의 경우, 상하방을 판단하기가 애매하여 지금까지 하던 지수 베팅은 모두 청산하였고,
대신 현물로 비메모리반도체ETF와 메타버스ETF를 60% 정도 보유하고 있고,
적정 비중의 곱버스로 헷지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중립적인 포지션이죠.
모든 친구님들의 성투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