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배 밖에 나온 친구에게

여보 !
오늘이 우리가 결혼한지 벌써 21 년이 되는 날이군요.
매년 오늘이 되면, 나는 당신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오.

남들처럼 물질적으로 넉넉하게 해주지도 못하고,
자상하고 재미있는 남편의 역할도 해주지 못하면서,
난 항상 당신을 힘들게 하고 고생만 시키는구려.

그렇지만 당신은 지금까지 말없이 잘 참아주었고,
아이들을 착하게 키우고 가사를 알뜰히 챙겨왔소.
나는 항상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오.

나도 이제부터 당신과 아이들을 위하여, 가정과 가족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나의 가족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가족을 이해하고 또 함께 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할 것이오.

혹시 내가 표현을 잘못하거나 말투에 서운한 점이 있었다면,
그건 나의 성격때문일 것이니 당신이 잘 이해해주길 바라고,
또 그럴때는 언제든지 내게 말해주시오. 내 즉각 고치리라.

올해도 변변한 선물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였지만,
내년에 둘째아이 진학 시키고 나서 여유가 좀 생기면,
둘이서 해외여행이라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오.

여보 !
고맙소. 그리고 사랑하오.
늘 건강하시오.

.... 2004. 6. 5. 아빠가.

******************************

오늘이 영스타군 아드님이 결혼하는 날이군요.
나하고 결혼기념일이 똑 같게 되겠네요.
그것도 인연이랄까...

결혼기념일 아침에 아내에게 편지를 써보았습니다.

아내는 언제나 나를 잘 이해해 줄 것이고,
언제나 참아 줄 것이라고, 혼자서 지레 생각해버리고는,
나를 사랑하고 나에 대해 늘 고맙게 생각하는 나의 아내에게,
내가 편한대로 쉽게 또는 무심하게 대해 온 적이 많았습니다만,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에 변해보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도 아내는 무지 좋아하더군요.
부부란 제일 가깝게 붙어지내는 사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서로가 적당한 거리를 이격한채로,
마치 철길처럼 영원한 평행선을 달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친구들은 아내사랑, 가정평화의 노하우를 완벽하게 터득하고,
이미 잘 실천하고 있을 줄 압니다만,
혹시, 간이 배 밖에 나온 친구들이나, 아내사랑의 표현이나 액션이
미흡한 친구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장산이가 가리느까 철드니 재미없지요 ? ㅎㅎ 내가 망령날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