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이야기

을유년 새해아침에

와우산 2005. 1. 1. 23:47
마형 !

오늘아침
정확히 일년전 갑신년 새해아침처럼
찬란한 을유년의 새해, 새아침이 밝아옵니다.

저멀리 동녘하늘
관악산위로 떠오르는 아침해는
작년에 보았던 그 해가 틀림없지만...

그런데, 우리는
저렇게 변함없이 힘차게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오늘, 우리의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있습니까 ?


마형 !

지난 갑신년도 재작년 계미년처럼
우리 보통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힘들었던 한해였던 것 같군요.

나는 작년 새해아침, 여기에서
웬지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지만
역시, 지난 한해도 의연하게 버텨내기가 힘겨웠다오.

하지만, 오늘아침
을유년 새해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보란듯이 힘차게 솟아오릅니다.


마형 !

지난 갑신년은
일도 많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무책임한 정치꾼들의 니전투구속에 무너지는 나라경제.
보수와 진보의 끝없는 싸움에 등터지는 서민살림.
부의 세습, 그리고 거기서 소외된 자들의 원망과 질시.

미국 네오콘들이 휘두르는 강자의 논리.
6자회담과 북핵문제, 한반도를 둘러싼 치열한 암투.
세계 도처에서 끊이지 않는 테러리즘과 피의 보복.

국가보안법, 성매매금지법, 이라크파병, 수능시험부정
대통령탄핵파동, 신행정수도위헌결정, 인간배아복제성공
욘사마한류열풍, 년말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과 해일.

우리는 이런일들을 겪고나면
다사다난했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마형 !

어쨋든 우리는
강력한 절대자의 위력앞에 고개숙이고
그들의 조종과 감시아래 전전긍긍하였습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따라
끽소리 한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그들의 뜻에따라
각본대로 그저 그렇게 살도록 재단되어 있었지요.

하지만, 그 혼돈과 질곡속에서도
올해 새아침에, 저 붉은 태양은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시간에, 그자리에서 변함없이 떠오릅니다.

그렇다오.
세월이, 우리앞에서 아무리 빠르고 험할지라도
우리가 저 태양처럼 한결같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지키며 관조할 수 있겠지요.


마형 !

이제 우리는
지나간 아픈상처와 슬픈기억들을 잊어버립시다.
5학년2반의 연륜에 들어선 지금
설령 많은 것을 내어준다하더라도 아쉬워맙시다.

2030, 386으로 불리는 신세대 젊은이들이
우리더러 앞뒤가 꽉 막힌 느린 고물차로 빗대고
힘빠져 용기없는, 지는해로 몰아세우더라도
우리는 그저 허허 하고 웃고 맙시다.

우리도 그 시절에는 그들과 똑같은 말을 하였으며
아마 이삼십년쯤 지나고 나면
그들도 지금의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할겁니다.


마형 !

새해가 밝고, 어쩔 수 없이 또 한살을 더 먹으니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나자신이 자꾸만 작아져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만큼 더 여유롭고, 더 평온해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흐르는 세월과 함께 가며
가진 것을 내어줄 수 있고, 버릴 수 있기때문입니다.

우리는 원래 빈손으로 이곳에 왔으니
가지려고 아옹다옹하지말고, 양보하고 내어주며 삽시다.
나중에 빈손인채 우리가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하여도
그다지 아쉬울게 없을테니까요.


마형 !

떠오르는 태양처럼 의연함을 배웁시다.
서운하게 말하는 사람에게도 웃어줍시다.
모르게 싹텃던 미움의 싹이 있다면 과감하게 베어냅시다.

대화하고 화합하며 더불어 살아갑시다.
누가 내것을 원하면 흔쾌히 듬뿍 나누어줍시다.
흩어지는 마음을 추스리고 한곳에 모아 같이 꿰어봅시다.

사랑하고 용서하며 받아들입시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둥글둥글 손해보는듯 살아갑시다.
그렇게 살더라도 남아있는 시간은 모자랄지 모릅니다.


마형 !

을유년 새해, 새아침에
간단히 신년인사를 드리려고 하였으나
결국 5학년2반 학생의 힘없는 주절거림만 늘어놓았군요.

올해도 작년처럼, 내내 건강하시고
언제나 젊게 사시고, 여유와 웃음을 잃지 마세요.
좋은 소식과 반가운 소식을 더욱 많이 들려주시고
바쁘시더라도 더 자주 만나뵙기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모든 일에서 승승장구하길 바라며
새롭게 계획하시는 모든 일들을 훌륭하게 이루소서 !!!



************* 을유년 새해아침에... 광명시 하안동에서 장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