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봄날은 가고...
친구님들 ! 안녕 ! 점심은 맛있게 드셨는지 ?
지난 4 월과 5 월은 나에게는 참으로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근무하던
회사에서 년초부터 큰 안전사고가 세건이나 터지더니, 급기야 4 월에는
부하직원들의 현장에서 큰 금융사고까지 발생하니, 총 관리책임을 지고
있는 나로서는 자의반 타의반 어려운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 월 중순에 나의 사직서가 수리되고, 대신 여러명의 부하직원들은 경징
계를 받음으로써 모든 사태가 종결되었습니다. 그래도 서운하다고 회사는
퇴직금도 두배로 주고, 석달치의 급여를 위로금으로 얹어주더군요.
5 월 중순부터 약 보름간의 개인시간이 나서, 나는 혼자 제주도에 가서
한라산도 등반하고, 부산 고향을 방문하여 부모님께 인사하고 꼬치친구
들도 만나보고, 강원도로 나홀로 배낭여행도 다녀오고... 평소 하고싶었
던 일들을 해보고, 서운했던 일, 아쉬웠던 일, 크고 작은 욕심들을 훌훌
털어버렸습니다.
4 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누가 말했습니다. 그 의미는 다르겠지만 나에게
4 월은 진정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입원하여 병마와 싸웠던
기억, 39 살 동생의 허망한 죽음, 몇번에 걸친 근무처의 변경등이 모두
4 월에 일어났군요.
이제, 나는 어제부터 이곳 포이동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토목
엔지니어링을 주로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토목시공을 위주로 하는 전의
회사처럼 사람이 죽어나가는 그런 큰 사고가 거의 없고 업무의 스트레스
도 훨씬 적습니다.
연봉면에서 대우는 좀 낮지만, 나의 개인시간도 많고 다른 근무여건이
좋은 편이라 이젠 친구들을 마음 편히 자주 만날 수 있겠군요. 토요일
정기산행에도 자주 따라갈 수 있을 것 같구요.
지금 밖에는 시원한 비가 제법 내리고 있습니다. 원컨데 저 비가 대기의
모든 혼탁물을 깨끗이 씻어내고, 또 온 대지를 촉촉히 적셔서 푸른 나무
숲이 더욱 울창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면 가을에 그 나무들은
더욱 튼실한 열매를 맺게 되겠지요.
친구님들 ! 이렇게 저의 소식을 간단히 전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친구님들 주위에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