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이야기

고래심줄

와우산 2006. 6. 29. 00:11

아침 출근길에 MBC 라디오에서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대담프로그램을 청취하였는데,
그 프로의 주제가 양주 미군장갑차에 의한 두명의 한국여중생 사망사건 관련이었다.
방송에서 미 2사단 대변인격인 미국인 소령의 말을 들어보니 미군들의 우기기가
고래심줄이더라.

 

미군 공보관은 대담시간 30분내내 일관되게 '한미합동수사에서 어느 누구도 질책
받을만한 잘못을 저지른바 없다고 결론이 났다.'는 말만 계속해서 반복하니, '개가
아무리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라는 식이더라.

 

한국측 진상조사공동위원장이 '당초의 조사결과브리핑에서는 1차로 장갑차운전자에게
책임이 있으며, 2차로 부대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미 2사단 참모장이 발표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하자, 그 공보관은 막무가내로 '한미합동수사결과에서 자기들은
아무 잘못도 없다라고 결론이 났다.'라고 계속 같은 말만 지껄이고 있네.

 

이놈들아! 지나가는 개도 웃겠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는 '정확하게 못들었다.',
'내가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얼버무려버린다. 운전중에 그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속에서 분통이 치밀어올라 하마터면 나는 자동차사고낼 뻔 하였다.

 

말로는 '세계평화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극도의
국가이기주의에 기초한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군대를 주둔시키면서 한국같이 주둔지
나라가 힘 없고, 돈 없을 경우에는 가차없이 주둔지국민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것이
힘센 자들의 속성이고 위선이다.

 

파주, 양주 25사단지역은 내가 군대시절 포병장교로 근무했던 곳이라 나는 미군기갑
부대 기동훈련수준을 잘 알고있다. 그 친구들! 한마디로 엉망이다. 훈련예규 위반에다가
안전수칙 미 준수, 기동시 안전요원도 없고, 과속에 군기가 문란하여 흐트러진 훈련복장
하며... 그게 기갑부대의 전술적 이동인지... 스포츠카를 몰고 야유회 떠나는 놈들의
풀어진 모습인지... 당최 분간이 안 될 정도다. 이놈들아! 우리 한국군 탱크부대 본 좀
받아라.

 

일 저질러놓고 한마디 반성도 없는 그네들은 무슨 파렴치, 강심장에 고래심줄이며, 그런
사고에 대응 하나 제대로 못하는 우리정부나 관계자들은 도대체 뭐하는 인간들인고?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고, 아무도 잘못이 없다면 앞으로도 이런 살인사건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가녀린 소녀들이 육중한 괴물에 깔려 꽃다운 생을 마감한 것이
모두 그 소녀들의 잘못이란 말인가?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억울하게 숨진 꽃다운 소녀들! 착한 우리의 딸들아!
너희들의 원혼을 누가 달래줄 수 있겠니?
지지리도 못난 우리 아빠, 엄마들을 실컷 원망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