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이 오면
칠독(漆毒)처럼 잔인한 사월의 아침에
이별보다 더 아픈 가슴 쥐어 뜯으며 차지한
고작 두어 평짜리 외로운 안식(安息)이, 그것이
네가 그토록 그리던 자유이던가
사월이 오면, 아직 젊은 너
비상(飛翔)을 꿈꾸는가 차가운 흙 속에 누워
네 말 없는 봉분(峰墳)위로 밀어올린 촉수를
너의 자유를, 나는
잘라낸다 뽑아낸다 그리고 운다 운다
너는 사월에 눈(眼) 시리게 온다
무덤가에 흐드러진 색색(色色)의 꽃잎처럼
꽃바다 되어 환하게 들이 닥친다
그리고는 네 못 이룬 꿈처럼 소리없이 스러진다
사월은 무서운 달
아우야, 그저 눈감으면 그만인 것을...
------ 젊어서 먼저 간 동생을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