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도봉(道峯) / 박두진

와우산 2011. 10. 22. 16:09

  도봉(道峯)   박두진

 

산(山)새도 날러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듯,
홀로 앉은
가을 산(山)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山)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 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生)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갖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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