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손을 씻는다 / 황지우

와우산 2011. 10. 27. 16:57

    손을 씻는다      황지우

 

하루를 나갔다 오면

하루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든다

內心으로는 내키지 않는 그 자와도

흔쾌하게 악수를 했다

이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될 것들을

스스럼없이 만졌다

義手를 외투 속에 꽂고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사라지는

코리아나 호텔 앞

나는 共同正犯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비누로 손을 씻는다

비누가 나를 씻는 것인지

내가 비누를 씻는 것인지

미끌미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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