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
안녕하세요.
저는 신부 김율리의 큰아버지 김창정입니다.
먼저, 바쁘신 중에서도 오늘 이 결혼을 축하해주시고, 자리를 빛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사랑하는 나의 조카 율리야! 그리고 믿음직한 우리 사위 정구야! 결혼을 축하한다.
너희 둘이 하나로 맺어지는 오늘 같이 기쁜 날, 지금 나의 기쁨은 정말 특별하단다.
율리야! 20년전, 대구시 공무원이었던 너의 아버지가 이곳 대구에서 너무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을 때, 어린 너를 바라보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참담한 심정이 되었던 때,
그 비통함과 이어지는 걱정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냐만, 그 이후 온갖 어려움을
너 스스로 다 이겨내고, 꿋꿋하고 반듯하게 잘 자라, 이렇게 사랑하는 멋진 신랑을 만나,
많은 하객들의 축하를 받는 자랑스런 자리에 섰으니, 지금까지 너에게 별 도움도 주지
못하였던 큰아버지는 부끄럽기만 하단다. 그렇지만 큰아버지는 고맙고 기쁘다. 율리야!
정말 장하고 기특하다.
이제 힘들었던 지난 날은 뒤로 하고 잊어버리자. 율리야! 그리고 믿음직한 사위 정구야!
너희 둘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현명한 잉꼬부부가 되길 바랄게.
부디 사랑으로 하나가 되거라. 부족한 부분을 서로서로 채워주는 아름다운 부부가 되거라.
부모님과 어른을 공경하고 따르는 참한 며느리와 사위가 되거라.
마지막으로, 율리가 믿고 사랑하고 의지할 수 있겠끔, 우리 사위 정구를 듬직한 아들로
훌륭하게 키워주신 사돈어른 내외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부디 율리를
친자식처럼 사랑해주시고, 가르쳐주시고, 이끌어주십시오.
그리고 그 어려운 여건에서도, 어머니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며 혼자의 힘으로 율리를
잘 키워주신 제수씨! 정말 고맙습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율리 아버지도 오늘 이 결혼식을
내려다보면서 진정으로 기뻐하고 있을 것이며, 이제는 마음을 푹 놓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5. 2. 28 신부 김율리의 큰아버지 김창정 드림
원고를 쓸 때는 몰랐는데, 막상 단상에 올라가 몇줄 읽다보니 제 스스로 감정이 격해져 그만 울먹이고
말았습니다. 짧은 글 다 읽어내려가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마주한 신랑 신부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글썽거려 식장이 숙연해져버렸습니다. 저는 무거운 덕담이 되어 버린데 대해 좌중에 몇번이나
사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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