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치매의 진행으로 어머니의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져,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절차나 요령을 이해하거나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시공간, 사물, 사건을 인식하거나 판단하고 그에 맞춰 실행하는 능력이 저하된 것이다. 주위의 도움이 훨씬 더 필요한 상태다. 또한 어머니에게 요즘 들어 변비가 심해졌다. 약물복용의 부작용으로 보이는데, 변비를 완화하기 위하여 설사약(하제)을 먹거나 또는 음식을 잘못먹어 배탈이 나면 바로 대변실수를 한다. 항문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져 설사를 할 때면 매번 변을 옷에 묻힌다. 평소에 반드시 기저귀를 채워놓아야 한다.
새벽에 어머니가 화장실에 가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뒤로 넘어가는 걸 내가 겨우 받아서 큰 사고를 막았다. 요즘 어머니의 컨디션이 안 좋아, 내가 안방에서 어머니와 같이 지내며 곁에서 지켜보았기 망정이지, 큰일 날 뻔 하였다. 다시 일어날 때 또 쓰러지길래 받아 부축하여 화장실로 모시고 갔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아침약 복용후에는 어지럼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것 같은데, 이번에 부민병원에서 어지럼증방지약으로 처방받은 <유턴정>(어지럼증과 메니에르증후군 치료제) 때문인지 의심스럽다. 이번 처방약의 복용으로 어지럼증을 더 느끼는 것 같으니, 아이러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뇌의 이상, 귀의 이상, 약물의 부작용 등 매우 다양하므로, 원인에 딱 맞는 치료가 될 수 있도록, 의사 선생님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어머니에게 맞는 약이 처방되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아침에 내 임의로, 2월 18일분까지의 약에서 아무래도 미심쩍은 <유턴정>을 빼내어 약상자에 따로 담아 보관해놓았다. 일단 <유턴정> 복용을 중단하고 어지럼증의 변화를 관찰해본 후에, 계속 복용 여부를 판단하면 되겠다. 원래 어지럼증약은 내가 조유나선생님에게 부탁하여 추가로 처방받은 약이니, 한시적으로 선생님의 허락을 받지 않고 복용을 중단해도, 큰 문제는 없을 듯 싶다. 아침 공복혈당치가 112로 측정되었다. 다음주는 10단위로 인슐린을 주사하면 되겠다. 오늘 올라가면 3월 1일 삼일절날에 다시 내려올 예정이다. 상경한다. 수고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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