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이야기

나 원 참 ~ 기가 차네 !

와우산 2004. 11. 5. 23:43

우리는 종합건설회사(원청사)로부터
공사를 하청받아 일해서 먹고사는 전문건설업체인데,
며칠전 우리가 일하는 모 현장 원청사 소장의 부탁으로
나는 팔자에도 없는 미술전시회에 가게되었다.

내용인즉슨,
그 현장 공사발주처의 힘있는 사람의 부인이 화가인데,
이번에 여러 화가들이 기획하여 모처에서 그림전시회를 열게되어,
그녀도 부스를 하나 내었단다.

원청사 소장 생각으론,
원만하게 공사를 끝내려면,
아무래도 공사관련회사들이 작품을 하나씩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우리에게도 한폭 부탁하는거라네.

오전밖에 시간이 없어 아침 10시에 찾아가보니
부스가 클로즈되어있어, 화가에게 전화하니 조금만 기다리라네.
1시간이 지나도 오질 않아 다시 전화하니 조금만 더 기다리라 하는데,
정작 정오가 되어서야 나타나서 미안하단 말도 없네.

나는 기분이 매우 거시기하였지만,
최대한 매너있게 우리회사를 소개하고 축하한다고 말하니,
내 나이또래밖에 안되 보이는 그녀가
사무적인 말투로 당연하다는듯이 "연락 받았어요."한다.

그림가격이 붙어있질 않아,
나는 그녀에게 "잘 몰라서 그러는데 그림가격은 어떻게 하느냐 ?"고
물으니, 같은 말투로 "호당 이십만원이예요."한다.
죽 둘러보니 제일 작은 그림이 10호짜리다.

난 그림을 잘 모르지만 어째 그림들이 모두 신통찮은 것 같고,
화가의 경력소개 팜플렛에도 국전입선같은 수상경력은 보이지않는다.
제일 작은 10호짜리 그림을 누가 선수칠까봐 나는 얼른 구매하였는데,
그림값이 이백만원이다. 세상은 참 불공평해 ~

옆의 어떤 부스에는 내가 봐도 멋진 그림들이 전시되어있더라마는,
거기에는 축하화환도 별로 없고, 사람들도 별로 없는데,
여기에는 나같이 회사에서 온 것 같은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리네.
나오는데 감사인사도 없다. 너무 작은 그림을 사서인가 ?

억지춘향이 이런거제 ? 꼭 뭐 대주고 뭐 맞은 기분이다. 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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