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기

간병기를 마칩니다

와우산 2020. 9. 13. 13:53

지난 9월 9일 오전 사랑하는 저의 어머니가 소천하였습니다. 잠들 듯 편안한 모습으로 눈을 감으셨다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올해 들어서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고 모시지 못하여 고아로 남은 못난 불효자식은 한이 됩니다만, 어머니는 임종 순간에 어떠한 아쉬움이나 서러움이나 고통 없이 편안하게 잠드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지난달 11일 예정되어 있던 세 번째 비접촉 면회가 전면 중단된 이후로, 애만 끓여 왔었고, 사실 일주일 전에 성심병원 집중치료실에 다시 올라가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졌을 때,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일을 당하니 참으로 허무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게 실감이 안 납니다. 마치 지금도 어머니가 옆에 있는 것 같군요.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 마냥 대기를 할 수 없어 병원측에서 만일 어머니가 위독해지면 미리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지난 7일 월요일에 집중치료실에 모시니, 어머니가 '여기가 전에 왔던 거기 아니가?' 하고 말씀하시며 간호사를 아는 체해서, 간호사님이 '어머님! 그때 왔던 곳 맞습니다. 한번 웃어보세요' 하니 평소 잘 웃으시는 어머니는 그날도 살짝 미소를 짓더라는데...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주지 못한 채로 홀로 보냈으니 이 불효자는 너무나 죄스럽고 아쉽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걱정해주신 덕택으로, 나는 어머니를 마지막까지 나름 최선을 다해 간병해올 수 있었고, 이제 어머니는 아무 근심 걱정 없는 곳에서 편히 쉬고 계십니다. 나의 간병기에 관심을 가지고 위로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약 10년간의 기간에 대한 간병일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작년 6월 12일 어머니가 집에서 답답해 하셔서 내가 모시고 아버님이 영면하고 계신 정관 부산추모공원에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그때가 어머니와 함께 한 마지막 나들이가 되어버렸군요. 이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썼고요. 어머니를 아버님과 합장하여 바로 이곳에 모셨습니다. "엄마!!! 잘 가요~ 아버지와 사이좋게 편히 쉬고 계셔요~ 담에 거기서 만나요~ 바이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