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이야기

장산

와우산 2005. 1. 5. 22:58

장산은 부산 해운대구의 중심에, 웅장하거나 수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의연한
자태로 우뚝솟아 있는데, 동래 금정산과 더불어 해발 600M가 넘는, 부산에서 몇
안되는 높은 산중의 하나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억년에서 9천만년전 사이, 공룡들이 육지를 주름잡던 중생대 백
악기말에,  나의 고향 해운대가 자리잡은 지역에도 대규모 화산활동이 일어났었는
데, 그 시기에 화산활동에 의하여 해운대의 명산, 장산이 탄생하였다.

 

장산의 평면적 암석분포상태를 보면, 해운대 좌동 신시가지를 포함하여 중동, 우동,

재송동, 반여동, 반송동, 내리, 곽걸산지역을 따라 환상(Ring type)으로 래피리응회

암(Lapilli tuffs)이 분포되어 있고, 정상을 포함하여 그 안쪽으로 유문반암(Rhyolite

pophyry)이 분포되어 있다.

 

암층의 수직분포를 보면, 하부에 래피리응회암이 접시처럼 깔려있고 그 위를 유문
반암이 원추형으로 덮고있는 형상인데, 백악기에 지구내부로부터 화산암질 성분물
질이 분출또는 용결되며 위로 치고 올라와 장산이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화산활동이
정지되었거나(휴화산), 끝난(사화산) 상태이다.

 

동백섬옆을 흐르는 춘천천을 포함하여, 장산에서 발원하는 수계를따라 운반, 퇴적
되는 모래성분도 대부분 장산의 유문반암이 풍화, 침식되면서 그로부터 떨어져나온
광물입자인데, 석영(Quartz)과 장석(Feldspars)입자가 대부분이다.

 

지금은 장산에 식생이 잘 발달되어, 기반암이나 풍화대가 공기또는 물에 직접 노출
된 노두(Outcrop)부분이 적기때문에, 암석의 풍화또는 침식이 예전보다는 미약하며,
따라서 모래의 운반, 퇴적량이 적고, 이런 현상은 장산의 보전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반면에 모래의 유실이 많은 해운대백사장의 유지에는 불리하다.

 

장산은 수십년간 군작전지역에 포함되어,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민간인의 출입이 제

한 되었던 까닭에, 부산도심의 다른 산들보다 식생이나 동물상, 암상, 수질의 보전이
탁월하여 부산시내에서 명산반열에 든다하겠으나, 근래에들어서 무분별한 개발과 등
산등으로 오염과 훼손이 심각한 것 같아 여간 걱정이 아니다.  지난 장산 산행때 동행

한 꼬치친구는 "자연보호를 위하여 우선해야할 일은 산에 있는 돌한조각, 풀한포기라

도 있는 그대로 그 자리에 두어야하는 것이다."라고 나에게 열변을 토한 바 있다.

 

장산의 암석은 이미 이야기한대로 모두가 화산암류로서 석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고
경제성있는 광물자원도 거의 함유되어있지 않은 상태라, 얼마전까지만 해도 버려져
있는 그냥 쳐다보는 산이었지만, 지금은 생활환경과 가치기준이 변하여, 우리의 건강

생활, 여가생활, 자연유산측면에서 볼 때, 매우 훌륭한 산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으며,

실제로 장산만큼 도심지에서 그렇게 가까이 볼 수 있고 또한 쉽게 찾을 수 있는 깨끗

한 산도 드물다하겠다.

 

나는 그런 장산을 언제나 사랑하고 또 사람들에게 자랑하곤 한다.  나는 언젠가는 나

의 고향, 장산으로 되돌아가 장산과 더불어 살며 장산지킴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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