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과 흔적

서른여섯해만에 만난 친구

와우산 2004. 7. 26. 23:33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폰을 하고 내려오기를 기다린다.
내가 그 친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

오늘따라 타이도 매지않고 러프하게 나왔는데...
이왕이면 멋있게 보여야할텐데...
머리도 만져보고 옷깃을 여민다.

저만치 아담한 여인이 이쪽으로 다가오면서 손을 흔든다.
아마도 나를 짐작한 것이리라.
나도 직감적으로 정답게 손을 흔들어본다.

지금 내 기억속에는
어릴적 그녀는 가냘프지만 날카로운,
공부 잘 했던, 혜안을 가진 앳된 소녀로 각인되어있는데...

아 !!! 그녀가 맞구나.
세련되고 감각적이며,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사람 !

그렇지만 이내 나는
그녀가 어릴 적의 얼굴윤곽을 그대로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곤
웬일인지 약간은 안도의 숨을 쉰다.
친구임을 확인하는 심리안정 과정이리라.

너무 반갑고...
둘이는 한길에서 덥석 손을 잡는다.
그리고는 이구동성으로 " 야 ! 반갑다 "

식사시간내내 옛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데...
어릴적 학교 다닐때 이야기.
학교 탱자나무 울타리 이야기.
가까왔던 친구들 이야기.
좋아했던 선생님 이야기.
결혼 이야기.
남편, 아내, 자식들 이야기...

나는
친구가 자기가 좋아했었고, 언젠가는 하고 싶었던 일을
지금은 사업으로, 작품활동으로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부러웠고, 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네.

모든 일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네
승승장구, 욱일승천 하세여 !

서른 여섯해만에 만난 친구 이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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