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덕 적 도

와우산 2011. 10. 4. 22:39

 

     

           

 

                덕    적    도 

 

1

서포리 아침바다가 비조봉의 날빛으로 일어서면

태초의 숨결은 은빛 비늘 반짝이며 깨어난다

밤을 새워 달려온 숨 가쁜 포말(泡沫)이

십리해안, 단절의 상처를 어루만질 때

파도가 기록한 마모(磨耗)의 아픔은 사위어가리

 

바다 건너온 낯선 바람의 은근한 속삭임에

금빛 모래톱이 수줍게 속살 드러내는 곳

앞만 보고 달려온 지친 바람도

가슴밭에 내려와 도란도란 쉬어 가는 곳  

아, 천 그루 솔숲 낙조해변은 차라리 게을러서 좋아라

 

2

진리 연인바위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끊어질 듯 이어질 듯

애달픈 사연으로 물결에 밀려오네

님 가신 푸른 물에 제 살 풀어 띄워 보내는 사랑이여!

아린 사랑이여!

밧지름 쪽빛 바다에 잠겨 우는 사람아

그대의 귀한 사랑 천년을 이어가리

 

차그락 츠르르... 차그락 츠르르...

자갈마당에 버려진 작은 영혼들이 보대끼는 소리

혹은 어우러짐의 기도소리

고달픈 여정(旅程)의 끝자락에서

가슴 옹그리고 모여 앉은 여린 군상(群像)들의 합창

사그락... 사그락...

아, 보듬고 뒹구는 가난한 사랑의 노래여!

 

여기는

고단한 사람들이 맨몸뚱이 부비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

 

                                       서포리해변

 

                                         밧지름해변

 

                                        능동자갈마당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적도에 가자  (0) 2011.09.20
풋사랑  (0) 2008.04.28
지키지 못한 약속  (0) 2008.04.23
사월이 오면  (0) 2008.04.14
매미  (0) 200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