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김소월
이 나라 나라는 부서졌는데
이 산천 여태 산천은 남아 있더냐
봄은 왔다 하건만
풀과 나무 뿐이어
오, 서럽다 이를 두고 봄이냐
치워라 꽃잎에도 눈물뿐 흩으며
새 무리는 지저귀며 울지만
쉬어라 이 두근거리는 가슴아
못 보느냐 벍핫게 솟구는 봉숫불이
끝끝내 그 무엇을 태우랴 함이료
그리워라 내 집은
하늘 밖에 있나니
애닯다 긁어 쥐어뜯어서
다시금 짧아졌다고
다만 이 희끗희끗한 머리칼뿐
인제는 빗질할 것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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