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龍山)에서 오규원
詩에는 무슨 근사한 얘기가 있다고 믿는
낡은 사람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詩에는
아무것도 없다.
조금도 근사하지 않은
우리의 生밖에.
믿고 싶어 못 버리는 사람들의
무슨 근사한 이야기의 幻想밖에는.
우리의 어리석음이 우리의 意志와 理想 속에 자라며 흔들리듯
그대의 사랑도 믿음도 나의 詐欺도 詐欺의 확실함도
확실한 그만큼 확실하지 않고,
근사한 풀밭에는 잡초가 자란다.
확실하지 않음이나 사랑하는 게 어떤가.
詩에는 아무것도 없다. 詩에는
남아 있는 우리의 生밖에.
남아 있는 우리의 生은 우리와 늘 만난다
조금도 근사하지 않게.
믿고 싶지 않겠지만
조금도 근사하지 않게.
'애송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 김소월 (0) | 2012.09.24 |
---|---|
동백닙에 빗나는 마음 / 김영랑 (0) | 2012.09.24 |
명왕성 되다 / 이재훈 (0) | 2012.01.26 |
공중 / 송재학 (0) | 2012.01.07 |
겨울의 원근법 / 이장욱 (0) | 2012.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