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오십대 초반에 처음 당뇨병 진단을 받은 후 올해 팔십대 초반의 나이가 될 때까지 30여년간 꾸준히 당뇨관리를 잘 하여 온 바, 인슐린주사는 맞지 않고 약만 먹고 큰 합병증 없이 지금까지 비교적 잘 지내오고 계신다. 10여년 전에 심장에 문제가 생겨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두번에 걸쳐 총 6개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고, 요도에 결석이 생겨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적도 있는데,, 아직까지 재발이 없다. 부산 중구 동광동에 있는 메리놀병원(그곳 신장내과에 근무하는 고교동기 공진민박사에게 여러가지 신세를 많이 진 바 있음. 고맙다)에서 줄곳 치료를 받으시다가, 지금은 집 가까운 곳에 대학병원(인제대학교해운대백병원)이 생겨 그곳으로 진료병원을 옮겨 잘 치료받고 있다.
아버님은 80대 초반에 처음 뇌졸중(뇌경색)이 발병하여 부산대학병원에서 나의 고교동기인 고맙고도 존경하는 신경외과 최창화교수에게 치료를 받았고 그후 수년간 주치의 최교수의 관리를 계속 잘 받아오다가,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가까운 백병원으로 병원을 옮겨 지금까지 10여년간 지병을 잘 관리해오고 있는데, 이젠(91세) 무척 쇠약해지셨고, 가지고 있는 질환외에 식사곤란, 소화불량, 피부병, 통풍, 변비 등등 여러가지 노인성 합병증에 시달리신다. 그래도 고통이나 불평을 크게 내색하지 않으시고 잘 참고 어머니와 둘이서 비교적 잘 지내시는 편이다.
지금은 약간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듯 한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사오년 전에 코피가 나면 잘 멎지 않고 탈진하여 두번째로 부산대학병원에 입원해있을 때 자꾸 불안해하고, '저 사람(옆병상 환자)이 도둑이다. 조심해라'라고 말하는 등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밤중에 손목 혈관에 꽂은 주사바늘을 빼버리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재작년 가을(2010년 10월말)에 열린 제18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북쪽 가족을 만나러 나와 함께 금강산에 갔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이상반응을 보이고, 돌아오는 차속에서도 느닷없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등 이상행동을 하시던데,,, 그 당시 내 생각으론, 1.4후퇴때 단신 월남한 아버님이 그때 북에 남겨두고온 당신의 자식들을 60여년만에 만나 얼마나 충격이 크셨을까... 기쁨과 반가움, 안도, 후회, 원망, 자책, 자괴감 등등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에 휩쌓였으리라 짐작되었기 때문에, 그때는 내가 미처 아버님의 정신적인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이미 아버님에게는 노인성 정신적인 문제가 미약하게나마 진행중이었던 것 같다.
아버님이나 어머님은 참으로 강인하고 억척같고 근면성실하고 정직하며 남에게 폐 안끼치고 욕 안먹고 세 아들을 잘 키우고 세상을 열심히 살아오셨는데,,, 이젠 여생을 건강하게 보내시다 때가 되면 편안히 가셔야할텐데... 지금은 의술이 발전하여 육체적인 수명은 늘어나 모두들 장수한다지만, 그에 따른 또 다른 문제점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보통 70대면 오래 살았다하고 대부분 돌아가셨는데, 요즘은 8, 90대까지 사시는 게 보통이니 말이다. 어쨌든 나는 나의 부모님의 건강과 장수를 위하여 마지막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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