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기

환청과 망상이 점점 더 심해진다

와우산 2018. 3. 4. 21:06


(2018. 3. 3, 토)

승용차편으로 오후 1시쯤 해운대집에 도착하니, 어머니가 그때까지 아침밥도 안드시고, 아침약도 거른 채, 안방 자리에 누워계신다. 주말에는 요양보호사가 쉬는 줄도 모르고, 요양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하신다. 당신이 시간과 날짜의 흐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즉시 아침 겸 점심을 차려드리고, 식사후에 아침약을 드시게 하였다. 어머니는 오후 내내 그년와 입씨름하며 싸운다. 초저녁에 좀 주무시더니, 밤 12시경 깨어 밖으로 나가 대문을 열어놓고 고함을 지른다. 근근히 달래어 데리고 들어왔다. 어머니의 요즘 상태는 작년 9월경 망상증세가 극심할 때와 비슷한 것 같다.


(2018. 3. 4, 일)

어제 밤 1시경에 어머니를 근근히 달래 재웠는데, 2시간도 지나지 않아 3시반경에 또다시 잠을 깨어 고함을 지른다. 밖으로 나가는 건 무서운지, 대문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거의 새벽까지 환청과 망상에 시달리는 애처로운 당신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새벽 6시경까지 어머니와 나는 실랑이한다고 자다가 깨다가... 두 사람 다 잠을 설쳤다. 아들이 집에 왔으니, 어머니는 든든한 후원군이 뒤에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고, 훨씬 공격적이고 극렬하게 적들과 싸우는 것 같다. 환청과 망상이 점점 더 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