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24시간, 어머니는 그 사람들을 기다린다. 지금 새벽 4시다. 한시간전부터 그 사람들을 기다린 것 같다. 아무리 설득하고, 알아듣게 설명해도 막무가내다. 새벽 조용한 시간에 망상이 더 심하다. 참으로 안타깝고, 측은하고, 갑갑하고, 화도 치민다. 아직 밤공기가 차가운데, 잠도 안자고 베란다에 나가, 밖을 내다보며 하염없이 기다린다. 밤에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벌써 새벽 5시가 되었다. 어머니와 부질없는 실랑이끝에, 나는 한순간 참지 못하고 그만 당신에게 역정을 내고 말았다. 내가 병든 어머니에게 무슨 짓을 하였는가. 정신이 온전한 나까지도 바보짓을 하고 말았구나... 가슴 아프다. 어머니도 아프고, 나도 아프다.
요 며칠, 어머니의 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크게 줄 정도로 심해진 것 같아, 광혜병원 김선생님에게 말씀드리니, <리보트릴>, <에스시탈>, <리셀톤패취>는 그대로 두고, <디멘사정>과 <스무디핀정>의 복용량을 2배로 늘려주셨다. <디멘사정>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이고, <스무디핀정>은 <리페리돈정>을 대체한 항정신병약이다. 어머니의 정신적, 심리적인 안정에 촛점을 맞춘 새로운 처방이다. 이번 처방으로 어머니가 정신적인 안정을 유지하면서, 부작용은 적게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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