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05, 토)
인지기능의 감퇴와 환각과 망상으로, 어머니에게 나타나는 치매의 진행이 급하다. 기억력과 판단력이 극도로 저하되었고, 당신과 관련된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나와 동생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내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못 하신다. 내가 당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아들'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거나, '창정이'라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것 같다. 안타깝다. 내가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사실과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사실 등, 당신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이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판단하지 못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신의 몸이 편하고, 당신 스스로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리고, 음식만 잘 드시면, 정말 좋겠는데... 그게 어려우니, 문제다. 다행히 오늘 저녁에는 죽을 다 드시네. 내가 여기에서 수발든 이후 처음으로 죽을 다 드셨다.
(2019. 10. 06, 일)
점심에 죽을 반 정도 드신다.
오늘 컨디션은 고만고만하다.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하면서,
서울 올라갔다가 또 내려오겠다고 약속드리고
무거운 마음으로 병원을 나섰다.
아우님이 시간 날 때마다 자주 찾아보시게.
상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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