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 요즘 무척 힘들지?
원래 무한경쟁사회가 그만큼 힘들고 냉정한 거란다.
앞으로 은이 앞에 수없이 많은 시험과 시련들이 펼쳐지겠지만,
우리 삶이란
그런 시련들을 맞아서 과감하게 헤쳐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란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우리 삶의 진정한 의의를 찾고 존재의 이유를 확인하는가보다.
이제 은이에게는 고3까지의 내신성적과 수능성적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터,
주어진 조건으로 선택 가능한 최선의 대학과 학과를 찾아보자꾸나.
그까짓 수시전형 몇군데 불합격 했다고 너무 상심하거나 의기소침하면 안된다.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란다.
네가 수준을 낮추어서 적당히 지원했더라면 얼마든지 쉽게 합격할 수도 있었던
것은 아빠가 잘 알고 있다.
은이 한테는 " 아픈만큼 성숙한다. " 라는 옛말을 해 줄 필요도 없구나.
지금 네가 처한 상황은 그다지 아픈 것도 아니고
또한 아직 게임이 모두 끝난 것이 아니지 않느냐?
아빠는 은이가 이미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빠 말 이해하겠지?
눈앞에 있는 당장의 편함과 보잘 것 없는 조그마한 성취에 안주하여,
앞으로 수십년간 너에게 펼쳐질 너의 남은 생과 사회생활에서
평생 아쉬움을 가지고 남들에게 뒤쳐져 살아가느니보다,
차라리 지금 약간 어렵고 힘들더라도 더 높은 곳으로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성 싶구나. 너는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야. 아빠는 너를 믿는다.
은아! 아빠가 이런 말 한다고 혹시 부담감을 갖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혀 그럴 필요없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인생사에서 결과도
중요하지만 도전정신과 도전의 과정도 결과 못지않게 뜻깊고 중요한 것이란다.
더구나 대학입시라는 과제는 인생에서 비교적 쉬운 사안이고 기회도 여러번
가질 수 있어, 이번에 실패하면 내년에 재도전해 볼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없는 문제임을 알고 쉽게 생각하기 바란다.
요즘 특히 건강에 신경쓰고, 짬짬이 친구들과 가까운 산에 등산도 가고,
바깥바람도 쐬거라.
금명간 입시관련 자료가 나오게 되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여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 결과가 나오도록 같이 힘쓰자.
오늘도 좋은 하루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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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정시전형 원서접수를 앞두고, 만족할만한 수능점수가 나오지 않아,
적당한 학교, 학과 선택으로 힘들어하는 딸아이에게 작년 이맘때 격려차
보낸 메일입니다.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것보다 가끔 이렇게 편지로 말하고 싶을 때가 있더군요.
결국 은이는 작년에 실패하고 올해 다시 도전하였는데,
다행히도 이번에는 결과가 괜찮을 것 같군요.
인생은 그리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모두들 말하지만,
막상 우리 아이가 입시에 맞딱드리니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군요.
아무튼 본인이 하고 싶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 전공과목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게 나의 바램입니다.
혹시 입시결과를 기다리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 모든 친구들의 자녀가 그들이 지원한 학교에 모두 꼭 합격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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