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부활 / 서정주

와우산 2012. 9. 26. 16:53

                     부 활                          서정주

 

내 너를 찾어왔다...臾娜(유나). 너 참 내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鐘路(종로)를 거러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닭이 울때마닥 

보고싶었다... 내 부르는 소리 귀가에 들리드냐. 臾娜, 이것이 멫萬時間

(만시간)이야. 그날 꽃喪輿(상여) 山(산)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속에는 

빈하눌만 니, 매만저 볼 머리카락 하나 없드니, 비만 자꾸 오고 ... 燭

(촉)불 밖에 부흥이 우는 돌門(문)을 열고 가면 강물은 또 멫천린지, 한번 

가선 소식 없든 어려운 住所(주소)에서 너 무슨 무지개로 네려왔느냐. 

鐘路네거리에 뿌여니 흐트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볓에 오는 애들. 그 

중에도 열아홉살되는 애들. 그들의 눈망울속에, 핏대에, 가슴속에 드러

앉어 臾娜! 臾娜! 臾娜! 너 인제 모두다 내앞에 오는구나.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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