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전라도 길 / 한하운

와우산 2012. 9. 26. 17:03

    전라도 길                       

             - 소록도 가는 길             한하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

'애송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길 / 신경림  (0) 2012.09.27
새벽 3 / 정한모  (0) 2012.09.26
부활 / 서정주  (0) 2012.09.26
사모곡 / 감태준  (0) 2012.09.26
사랑이여 / 마광수  (0) 201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