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너무 처지는 것 같아, 이러다가는 사람 잡겠다 싶어, 동생에게, 광혜병원에 가서 어머님의 몸이 처지고 까라지는 문제에 대하여 의사선생님과 상담하고, 어머니의 약을 다시 처방 받아보도록 이야기하였다. 상담 결과 의사 선생님은, 지금까지 복용하던 약은 일단 보관해둔 상태로, 새로 처방 받은 15일치분의 약을 먼저 복용해본 후에 판단해보자고 하신다네. 어머니의 상태에 따라 보름 후에 보관해둔 약을 다시 복용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다.
신경안정제 계열인 항정신병약을 쓰면 환자는 정신적으로는 다소 안정을 찾으나, 그 대신 몸이 처지고 까라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가 복용하는 치매약과 항정신병약의 종류와 양을 최적의 상태로 조합하여,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정신적으로 안정을 유지시키는 게 치료의 요체라고 김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의사선생님의 말로는, 개별 환자에 대한 의학적인 검사나 진찰로 그 환자에게 딱 맞는 최적의 약물 조정비율을 찾는 것은 현재의 의술로서는 불가능하고, 천상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이리저리 처방을 바꾸어가며 약을 복용시켜보고, 그에 따라 나타나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여, 복용하는 약을 변경 또는 증감시키면서 조절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치매란 뇌세포의 문제로 생기는 정신적인 질환이니, 처방을 내기도 어려운 질병인가보다.
어머니에게 항정약물을 세게 쓰면 몸이 까라지고, 줄이면 환청과 망상이 장난이 아니다. 당분간 나와 동생은 어머님을 잘 관찰하면서 서로의 관찰 결과를 공유하고 의논하며, 수시로 의사와 상담하여, 그때그때 어머니의 상태에 잘 맞는 최적의 처방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 긴 과정은, 잘 아는 어떤 분으로부터 특별히 소개받은 광혜병원의 김선생님이 담당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간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에는 외로워하셨는데, 지금은 무서워하신다 (0) | 2017.09.29 |
---|---|
나도 참 아둔하고 눈치없는 아들이다 (0) | 2017.09.28 |
동생과 임무교대 - 동생에게 남기는 메모 (0) | 2017.09.24 |
자식을 위하고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 (0) | 2017.09.23 |
한꺼번에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겠지... (0) | 2017.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