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기

어버이날 화상통화

와우산 2020. 5. 9. 18:23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한 자릿수 미만의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6일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하였다. 그에 따라 일부 요양병원에서는 병원 내에 비접촉 면회소를 만들어 비록 하루 10명 이하로 제한된 수의 인원이지만 환자와 보호자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얼굴이라도 보게 한다는데, 해운대성심요양병원은 면회를 제한한다는 안내만 내보내고 있어 갑갑해하던 차에, 어제 어버이날에 병원 측에서 어머니와 화상통화를 주선해주어, 동생이 어머니와 통화하였다고 한다. 어머니가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있었다 하니, 어버이날이라고 병원에서 신경을 꽤 쓴 모양이다. 그 많은 환자 한 분 한 분을 보호자와 화상 통화하게 하였을 터이니, 성의가 대단하다.

 

어머니는 여전히 콧줄을 끼고 있었다는데, 불명확한 소통이었지만 그런대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당신의 얼굴 모습이 편안하게 보였다 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잘 지내시는 것 같다. 휴대폰 액정 화면의 동생을 금방 알아보며 '작은아들'이라고 말했다 하니, 그 정도의 정신상태라면 조금 안심이 된다. 간호사 말로는 어머니가 요즘도 여전히 아들을 찾지 않는다 하니, 차라리 그게 어머니에게 더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만일 어머니가 정신이 온전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만 계시면서, 낮이나 밤이나 '어서 빨리 병이 나아 집에 가고 싶고, 가족들 만나보고 싶고, 맛있는 거 먹고 싶고...' 늘 그러하시다면, 당신이나 아들이나 얼마나 애가 탈까... 늙고 병든 가여운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맡겨두고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니, 내 가슴만 미어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