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COVID-19 확진자수가 24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수도 1만명을 넘었다. 우리나라 확진자 수도 8,800명에 달하고 사망자수도 100명을 넘어섰다. 우리는 지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질병관리본부 정은경본부장이 오늘 대국민 브리핑을 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만연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토착화되어 인플루엔자보다 치명률이 훨씬 높은 계절독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일 게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바이러스 감염증이 창궐하여 걷잡을 수 없는 모양새다. 하루에 600명 이상씩 죽어나가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지방은 중국 우한보다 사태가 훨씬 더 심각하네. 생지옥이 따로 없다.
우리나라에도 교회, 요양시설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이질 않는다. 또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입국자들도 이젠 무시 못할 감염원이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3대 취약요소는 교회, 요양병원, 해외입국자이다. 청도 대남병원 사태 이후로, 3월 들어 대구경북에서 한사랑, 대실 등 요양병원이 하나씩 둘씩 뚫리기 시작하니,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고령의 중증환자들에게는 초특급 비상이 걸렸다.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부산 해운대성심요양병원은 보호자 면회를 금지한 지가 오래되어, 아직은 안전한 것 같다. 동생이 오늘 어머니를 면회하기 위하여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받아 들고 성심병원을 방문하였으나, 면회는 불가능하였고, 대신 간호사의 휴대폰을 이용하여 8층으로 병실을 옮긴 어머니와 화상통화를 할 수 있었다 한다.
동생이 통화내용을 녹화하여 나에게 전송하였는데, 어머니가 콧줄을 끼고 있기는 하였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얼굴 모습은 괜찮은 것 같다. 어머니가 하는 말씀은 그르렁거려서 전혀 알아듣지 못하겠고, 동생의 말을 어머니가 알아듣는지 어쩐지... 동생이 소리지를 때마다 당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니는 음식을 못 먹어 콧줄을 하였고, 폐기능이 나빠져 산소포화도가 떨어졌고, 신장기능도 나빠졌다. 염증수치도 올라갔고, 혈당관리도 잘 안된다. 요양병원 환자 중에서도 위중한 상태로 보면 될 것이다. 그래서 집중치료가 가능한 8층으로 어머니의 병실을 옮긴 것으로 보이는데, 의사와 간호사는 어머니가 위독하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 마시라고 우리를 안심시킨다. 그나저나 도대체 얼마를 더 기다려야 어머니를 만나 볼 수 있을까? 살아계실 때 당신의 얼굴을 볼 수나 있을까? 도대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같은 상황이냐?
(화상통화를 보고 나서 동생과 카톡을 하였다.)
(나)
어머니가 지금 무슨 말씀을 하고 싶은 것일까?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구나
다른 것은 몰라도
어머니에게 육체적인 고통만은 없기를 빌어본다
아우님! 수고했다
(동생)
예~ 보기에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우리가 볼 때 그 얼굴 그대로였고요~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생각하십시다!
형님! 코로나 조심하세요~
(늘 그렇지만 오늘도 동생이 나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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